블록체인을 금융산업에 적용하겠다며 용감하게 나서는 금융기관들이 있다. 충분히 검토해서 문제점을 해결하고 적용한다면 권장할 일이다. 그런데 장밋빛 환상을 풍문으로만 듣고 당장 적용하겠다면 필자는 말린다. 프라이비트 블록체인도 마찬가지다.


 블록체인은 디지털 화폐 역사에서 최고의 혁신으로 꼽힌다. 전자화폐는 지폐와 달라서 형체가 없는 디지털 기록에 불과하므로 한 번 써도 원본이 남아 있으니 다른 곳에 또 쓸 수도 있다. 그래서 디지털 화폐를 여러 차례 사용할 수 없게 해야 했다. 이런 이중지불(double spending) 문제를 비트코인은 블록체인으로 해결했다. 그게 비트코인의 위대함이다.


 그 블록체인을 어디에 응용하든 그것은 개인의 자유다. 그런데 금융에 응용할 때는 신중해야 한다. 그러기에는 블록체인은 너무 많은 문제점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

다시 한 번 강조하거니와 세상에 공째 점심은 없다. 금융기관의 자체 블록체인 인프라 없이 금융서비스를 하는 것은 맹지를 싼 가격에 구매하고선 불법으로 남의 땅을 밟고 다니는 것과 같다.


 블록체인 처리시간이 들쭉날쭉하는 것도 모르고 마감시간에 임박해 국세 100억을 냈는데 블록체인 처리시간이 40분이나 걸려 억울하게도 징벌적 가산세 3%를 내라는 통지를 받았다고 가정해보라.


 통장은 분실해도 통장 재발급이 가능하다. 비트코인을 담아둔 메모리장치를 분실하는 순간 소중한 자산이 영원히 공중으로 사라진다. 이게 현실이다. 필자는 블록체인을 반대하지 않는다. 블록체인을 개선하면 멋진 작품을 만들 수 있다. 그런데 금융에 쓰려거든 냉엄한 현실을 먼저 직시하라는 것이다.


(전문보기 : http://www.dt.co.kr/contents.html?article_no=2017030202103951607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