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거래소가 거래금액 규모로 볼 때 세계 1위와 2위를 달리던 때가 불과 몇 개월 전이다. 업비트의 하루 거래금액이 무려 88억 달러에 달했던 날도 있다. 대략 수수료를 0.1%로 보면 하루에 88억원을 번 셈이다. 한국거래소 발표에 따르면 작년 10월 한 달 간 코스닥과 코스피의 일일 평균 거래대금이 10조원을 넘었다고 한다. 그런데 업비트와 빗썸의 거래량만으로도 10조원을 넘었다. 암호화폐 거래가 얼마나 활발했는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수치다.

 정부가 강력한 규제에 나서면서 암호화폐 거래규모가 줄어들고, 거래소 순위도 뒤로 밀렸다. 지난 14일 기준으로 볼 때 업비트가 4, 빗썸이 6위를 달리고 있다. 은행들이 가상계좌를 틀어막아 자금유입을 막은 게 열기를 식히는 데 주효했다. 그래도 한국이 여전히 상위권을 달린다. 거래 액수로만 따져도 중국의 거래소들이 세계 시장의 46%, 한국이 21%를 차지한다. 다음이 13%의 일본이고, 미국이 4위를 차지한다.

 (...) 미국은 조용히, 그러나 강력하게 ICO를 규제하지만 미국은 ICO에서 가장 앞서가는 국가다. 특히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제 기능을 다 하고 있다. SEC의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나온 것이 SAFT. 장차 유틸리티 토큰이 출시되기 전까지 그 토큰이 한시적으로 증권에 해당될 수 있다. 그래서 프리세일 기간 중에 합법적으로 한시적 증권형 토큰을 팔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만든 것이다. 미국은 장차 발생할 수 있는 법적 문제점을 우회하기 위해 끊임없이 치밀하게 따져보고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미국이 위대한 점이 바로 이런 거다.

 토큰이 완성된 후 ICO를 해야 하는 데, 그 전에 토큰을 개발할 자금을 모으는 것이 프리세일이다. 프리세일 기간에 발생할 수 있는 법적 문제점도 고려하고 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ICO 전에 제대로 된 법률검토를 받는 기업이 거의 없다.

 한국이 암호화폐 산업에서 세계 1위를 유지하려면 많은 숙제를 풀어야 한다. 규제만이 답이 아니다. 인프라가 필요하다. 전문가들이 다양한 문제에 대해 심사숙고해야 한다. 전문 인력이 필요하다. 교육기관이 필요하다. 암호화폐에 대한 새로운 탐구가 시작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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