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아현지사 화재의 불똥이 다음달 1일 시범 서비스를 시작하는 5세대(G) 이동통신으로 튀었다. 통신 장애에 대한트라우마로 인해 5G 시대에 대한 온갖 암울한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자율주행차량끼리 충돌해 교통 대란이 일어나고, 원격 의료가 중단돼 인명 사고가 날 수 있다는 등의 얘기다. 정말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팩트 체크로 5G에 관한 오해와 진실을 풀어 봤다.

 자율주행차량이 운행되는 데 있어 통신 기술은 보조적인 수단에 불과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자율주행차량은 차량 자체에 탑재된 센서를 통해 앞뒤 좌우 차량을 인식하고 차량과의 거리가 좁혀지면 차량을 정지한다. 통신이 두절돼도 초기 단계의 내비게이션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GPS(위성위치확인시스템)는 통신망과 무관하게 작동하기 때문이다.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교통량 등 부가적인 정보들이 차단돼 불편해지는 것일 뿐 차량을 제어하는 데는 문제될 게 없다고 말했다. 김연학 서강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 역시통신 속도가 자율주행차와 연관이 있다면 우리보다 통신 속도가 느린 미국 등이 왜 자율주행차 분야에서 우리보다 앞서 나가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그는완전자율주행이 이뤄지려면 50년은 더 걸리기 때문에 차량 간 충돌로 인한 교통 대란을 우려하는 건 너무 앞선 얘기라고 덧붙였다.

 원격 진료 중 통신이 작동하지 않는 상황은 어떨까. 또 의료용 로봇이 오작동을 일으킨다면. 우선 원격 진료의 전제 조건이라 할 수 있는 환자 상태에 대한 진단은 불가능해진다. 의료용 영상은 컴퓨터단층촬영(CT)·자기공명영상촬영(MRI) 등 영상 자료가 많은데 이를 실시간으로 주고받을 수 없어서다. 하지만 의료용 로봇이 수술하는 도중 통신이 두절되거나 하는 상황은 발생하기 힘들 듯하다. 김승주 교수는 “다수의 고화질 영상을 무선으로 보내야 하는 원격진료의 특성상 통신 두절로 인해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다만 의료용 로봇은 수술 시 의사의 보조적 기구로서 쓰이기 때문에 오류를 일으킬 가능성이 극히 낮다”고 말했다.

 김승주 교수는 “5G의 특징인 다연결성으로 인해 다양한 인터넷 기기가 세밀하게 협력해 정보를 수집하고 시설을 점검해 사고를 예방하는 것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5G와 함께 인공지능(AI) 분야가 진화하면 빅데이터 수집과 분석 능력이 향상돼 사건의 발생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전문보기 : https://news.joins.com/article/23161356)